오늘은 화창한 봄날이었다. 아침 일찍 일어나 문을 열어보니, 햇빛에 물든 꽃들이 반겨주었다. 힘차게 나가서 동네를 돌아보니 집 앞 정원에도 꽃들이 피어났다. 노란색, 분홍색,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의 꽃들이 마치 무지개를 이루는 듯 연출되어 있었다.
어릴 적부터 꽃을 좋아했던 나는 이렇게 고요한 봄날에 푸른 잔디밭 위에서 앉아 꽃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. 따스한 햇빛이 내얼굴을 살짝 스치면서, 나는 향긋한 꽃 향기를 느끼며 편안한 느낌에 휩싸인다. 이 향기는 마치 나를 감싸는 안개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.
그래서 어제 사온 책을 가져와서 잔디밭 위에 뉘우치고 독서를 시작했다. 난 독서를 즐기는 편이다. 마치 책 안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, 이번 책은 꽃을 주제로 한 시집이었다. 시를 읽으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. 나는 어떤 꽃 향기를 가장 좋아하는 걸까?
많은 사람들이 장미의 향기를 좋아한다고 하지만, 나는 좀 다른 것을 선호한다. 갈색의 풀잎 사이로 비치는 노란 꽃잎의 향기가 내게 특별한 느낌을 준다. 아마도 그 향기는 내가 아주 어릴 적 가족과 함께 봄날을 보낸 추억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. 그건 정말로 특별한 향기다.
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집으로 돌아왔다. 그런데도 향기는 내 옷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. 슬그머니 화장실로 들어가서 옷을 벗어보니, 진짜로 옷 속에 작은 꽃 씨앗이 묻어 있었다. 아마도 정원에 앉아 있었을 때, 꽃들이 향기를 내어 옷에 붙었던 것 같다.
오늘은 특별히 봄에 오기로 한 친구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예약했다. 같이 먹으면서 어떤 꽃의 향기를 가장 좋아하는지 이야기해보기로 했다. 나는 이미 정해놓은 답변이 있지만, 어떤 꽃이든 그 향기를 느끼며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. 봄날에 이렇게 흩날리는 향기들이 날 항상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.